그리움은 삶의 또다른 이름.
사랑하는 이의 죽음. 떠난 이를 그리워하며 쓴 글
그리고 잘 살아가라는 그녀의 부탁.
우리는 잠깐 살기 위해, 찰나에 불과한 삶을 살기 위해 두 번 태어나야 한다. 육신으로 먼저 태어나고 이 어서 영혼으로 태어나야 한다. 두 탄생은 뿌리째 뽑히 는 것과 같다. 육신을 세상에 던져버리는 첫 번째 탄생, 하늘 꼭대기까지 닿도록 영혼을 힘껏 던지는 두 번째 탄생 17
지슬렌, 네게 감사 한다. 널 잃음으로써 나는 모든 것을 잃었다. 이 상실에 감사한다. 미치광이처럼 너를 사랑하는 나는 광기에 휩싸인 채 부드러움과 빛과 사랑을 찾는다. 그리스도 에 대해서는 좀 더 후에 생각하려 한다. 21
너에겐 재산이 거의 없었다. 네가 남긴 가장 중요한 유산은 눈물과 웃음일 것이다. 눈물에 대해선 말하지 말자. 대신 웃음을 생각한다. 47
변함없이 계속 살아가라.
더욱더 잘 살아가라.
무엇보다 악을 행하지 말고 웃음을 잃지 말라. 49
너를 둘러싼 삶은 휴식과는 거리가 멀었다. 우리가 쉴 수 있 도록 죽음이 있는 것이다 67
너를 보고 있어도 여전히 네가 그리웠다. 내 정신의 집, 내 마음의 집은 이중으로 잠겨 있었다. 네 가 창문을 깨뜨린 후에야 공기가 쏟아져 들어왔다. 얼 음처럼 차갑게, 불타듯 뜨겁게, 손에 잡힐 듯 또렷하게.
지슬렌, 너는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그 렇다. 너로 인한 그리움과 공허와 고통마저도 내 안으 로 들어와 나의 가장 큰 기쁨이 된다. 그리움, 공허, 고 통 그리고 기쁨은 네가 내게 남긴 보물이다. 이런 보물 은 결코 고갈되지 않는다.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은 죽음 의 시간이 올 때까지, 지금'에서 '지금'으로 가는 것뿐 이다. 110
내 심장은 울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흰 눈 밑에 붉은 장미가 있듯 눈물 밑에 웃음이 있다면, 생의 그 어떤 것도 헛되지 않다. 이 삶에서 우 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우리에게 삶이 주어 졌고, 삶은 우리가 죽는 날 우리에게서 다시 가져갈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준다. 나는 한없이 쌓인 검은 눈 밑에서 한층 홀가분해진다. 이 책을 떠날 시간이 되 었고, 나는 미소를 짓는다. 말해야 할 시간이 있고, 침 묵해야 할 시간이 있다. 나는 침묵하며 이번 겨울을 보 내려 한다. 침묵 속에서만 붉은 장미에 다가갈 수 있다.
마음에 검은 나무의 고통이 있으나, 나는 붉고 환한 소 용돌이에 전부 다 휩싸이도록 내버려 둔다. 116-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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