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기록

종이 동물원 - 켄 리우

naduyes 2024. 6. 30.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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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동물원
SF에서부터 환상문학, 하드보일드, 대체 역사, 전기 소설에 이르기까지 켄 리우의 작품 세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작품집 『종이 동물원』. 총 14편의 중단편 소설로 구성된 이 책은 2017년 로커스 상 최우수 선집상을 수상하였다. 독특한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일반 대중이 누구나 실생활에서 생각해 볼 만한 소재들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인 아버지가 결혼 정보 카탈로그를 보고 선택한 여성이었던 잭의 어머니. 영어를 할 줄 아는 홍콩 출신이라고 했지만, 사실 모두 거짓이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특별한 한 가지가 있었다. 종이를 접어 동물을 만들고, 숨을 불어넣으면 살아움직였다. 어린시절의 잭은 어머니가 만들어준 종이 동물들, 특히 종이 호랑이를 무척 아꼈다. 성장하며 동양인의 눈을 가진 자신이 백인 아이들과 다르다는 걸 알면서부터 어머니와 닮은 모든 것이 싫었던 잭은 어머니가 만들어준 동물은 모두 상자에 넣어 치웠고, 영어로 말하지 않는 어머니에겐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성년이 될 때까지 어머니를 외면하며 자랐고, 그녀가 암으로 사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종이 호랑이가 잭 앞에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 접힌 종이 호랑이에 적혀 있는 어머니의 편지엔, 그녀가 들려주고 싶어하던 오랜 이야기가 또박또박 적혀 있는데……. 어린시절, 선물 포장지를 사용해 종이 동물을 만들고 생명을 불어넣어주던 중국인 어머니와 그 아들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짧지만 가슴 찡한 감동을 전하며 저자를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린 표제작 《종이 동물원》, 일본군의 731부대의 잔학성을 다큐 형식으로 그려낸 《역사에 종지부를 찍는 사람들》 등 중국계 미국인인 저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느 동북아시아의 역사적 굵직한 사건들을 SF 환상문학 장르에 녹여낸 작품들과, 장르적 재미와 완성도를 모두 갖춘 수작들까지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저자
켄 리우
출판
황금가지
출판일
2018.11.29

14개의 단편들로 이루어진 책.
불가능할 것 같은 이야기를 SF를 섞어서 만든 가능한 이야기들.
기억에 대해
과거에 대해 어쩌면 미래에 대해
과학의 발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책
우리가 잃어버림 것에 대해서도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과 파가 기억에 남는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어느 곳을 향해야 할지
영원성을 부여받는다면, 그런데 그 영원성에 대한 제약이 있고 인간을 벗어난다면

본인도 모르는 욕구를 추측으로 알아맞힌 걸까? 아니면 사이의 머릿속에 그 욕구를 심어 놓은 걸까? 44

당신이 지금 아는 건 전부 센틸리언의 필터를 거쳤다는 사실을 또 잊어버렸군요. 검색을 할 때마다, 또 요약한 뉴스를 들을 때마다.
센틸리언은 자기네가 당신에게 적합하다고 판단한 정보를 선별해 서 제공해요. 뉴스를 보고 화가 난 소비자가 광고주의 상품을 안 사 려고 할지도 모르잖아요 55

센털리언은 고삐 풀린 알고리즘이에요. 사람들이 원하는 것처럼 보이는 걸 점점 더 많이 제공할 뿐이죠. 그리고 우리는, 그러 니까 나 같은 사람들은, 바로 그 점이 문제의 근원이라고 생각해요.
센틸리언은 우리를 조그만 거품 속에 가뒀어요. 그 속에서 우리가 보고 듣는 것들은 전부 우리 자신의 메아리예요. 그래서 점점 더 기 존의 믿음에 집착하고, 자신의 성향을 점점 더 강화해 가는 거죠. 우 린 질문하기를 멈추고 뭐든 틸리가 판단하는 대로 따르고 있어요.
세월이 흐를수록 우리는 점점 더 고분고분한 양처럼 변해 가고 털도 점점 더 복슬복슬해져요. 센틸리언은 그 털을 깎아서 더 부자 가 되고 말이죠. 하지만 난 그렇게 살기 싫어요.“ 56

세상이 어른들에게 배운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88

영혼이 활한 타오르게 할 수만 있다면. 리나는 생각했다. 남자든 여자든 마음대로 매혹할 수 있다면, 나중 일은 걱정하지 않고 찬란 하게 빛날 수 있다면. 그렇게 살 수만 있다면 내놓지 못할 게 뭐가 있을까?117

공산주의가 뭐고 자유가 뭔지, 릴리는 알까? 이 세상은 어 딘지 모를 곳에서 끔찍하게 뒤틀려 버렸어 187

차갑고 깊은 우주의 공허 속에서, 막막하고 캄캄한 바다의 거품 처럼, 지성을 품은 무리들이 반짝이고 있다. 추락하고, 이동하고, 합 쳐졌다가 나뉘면서, 그들은 아직 보지 못한 수면을 향해 상승하며 푸르스름하게 빛나는 소용돌이 모양 흔적을 남긴다. 그 흔적은 저 마다 서명처럼 독특하다.
모두가 책을 만드는 것이다. 206

인생이란 사건 하나로 재단할 수 있는게 아니야. 218

시간의 화살은 그 압축의 정확성을 앗아간단다. 스케치가 되는 거야, 사진이 아니라. 기억은 곧 재현이란다. 그것이 소중한 까닭은 원본보다 나은 동시에 원본보다 못하기 때문이지 312

우리가 집단으로서 지닌 저력은 재난 앞에 서 드러난단다. 우리 정체성은 개개인이 지난 고독이 아니라 우리 가위여 있는 관계의 그물이란 걸 알아야 해 개인이 이기적인 육구 을 극부해야 집단 전체가 조화롭게 갈 수 있는 법이야 377

민디는 내가 영웅이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단지 적당한 시점에 적당한 장소에 있었던 사람일 뿐이다. 해밀턴 박사는 호프풀호를 설계했으니 그 역시 영웅이다. 민디는 내가 잠들지 않도록 해 주었 으니 역시 영웅이다. 내가 살아남도록 기꺼이 나를 보내 준 내 어머 나도 영웅이다. 내가 옳은 일을 할 방법을 가르쳐 준 내 아버지도 영웅이다. 401

양주의 백성들은 100년 전에 죽었어. 그건 무슨 수로도 바꿀 수 없는 사실이야. 하지만 과거는 기억이라는 형태로 계속 살 아가게 마련이고, 그래서 권력을 쥔 자들은 언제나 과거를 지우고 침묵시키려 해. 원혼들을 땅속에 묻어 버리려고. 이제 자네도 과거 를 알아 버렸으니 더는 무지한 방관자가 아니야. 만약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자넨 황제와 그가 부리는 혈적자와 한패가 되 는 거야. 그들이 저지르는 이 새로운 폭력, 과거를 지워 버리는 적업 에서 말이야. 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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