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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 14

할아버지

엄마가 할아버지 이야기를 하셨다. 군대있을 때 할아버지가 얼마나 멋있으셨는 줄 아냐? 늙어서 이빠지고 머리빠져서 그렇지 젊었을 때 진짜 멋쟁이셨다. 할아버지 살아생전엔 한마디도 없었는데 돌아가신지 12년이나 지났는데 갑자기 꺼낸 그 말에 그리움이 묻어놨다. 가끔 아니 자주 할아버지가 그립다. 마지막 장례식장에서 누워 계신 모습이 아직도 떠오른다. 내 침대에서 돌아가시면서 잠깐 얼굴 마주친 모습도. 그때 왜 할아버지 이름을 부르질 못했을까? 엄마도 그리울거란 생각에 더 이야기하지 못했다. 이젠 엄마가 할아버지 만큼 나이 드시고 있다. 시간은 그렇게 흐른가보다. 나도 운이 좋다면 그 나이가 되겠지란 생각이든다. 그리고 또 그때도 그리워 하겠지.

단상 2025.06.29

끝이 있기에 삶이 좋지 않다는 것. 아니면 끝이 있기에 삶이 좋다는 것.어느 쪽이 더 진실된 말인지. 가끔 고민에 고민을 해보지만 답은 보이지 않는다. 끝이 없는 것 처럼 말이다. 때론 의미 없는 물음에 답을 해줘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 의미 없는 말에 무의미한 답을 한다는 건 좋은 일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거짓말을 하곤 한다. 그에 대한 최대의 답이라고 말이다. 그런 것처럼 이 물음 앞에 나도 무의미한 답을 내세워 본다. 하지만 나에게 거짓된 답을 내세운다면 그 거짓을 부정할 방법도 찾아야 하는데 가끔 찾기가 어렵다. 그리고 다시 빠져드는 혼란 앞에 더 큰 물음들이 찾아 온다.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끝에는 행복이 불행이 있을까? 아무것도 없을까?시작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시작에는 정..

단상 2025.06.26

돈키호테 1 - 미겔 데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1《돈키호테》는 우리가 고전이라 부르는 무수히 많은 작품들의 밑거름이 된 ‘고전 중의 고전’이며, 수세기가 흐른 지금도 여전히 새롭게 해석되고 변형되는 ‘살아 있는 고전’이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스페인 측의 도움을 받아 그간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도레의 삽화들을 추가로 삽입, 80여 점의 삽화를 통해 장면 하나하나를 그려볼 수 있게 했다. 세밀한 묘사와 극적인 구도로 세르반테스의 상상력을 가장 생생하게 구현했다 평가받는 귀스타브 도레의 작품들과 함께, 18저자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출판시공사출판일2015.05.29파란만장한 돈키호테의 기사 생활.기사고 책에 빠져 세상 모든 것을 자기만의 세계로 만든 그. 있지도 않는 귀부인 둘시네아를 만들고 그녀에게 정열을 담은 편지도 보낸 돈키호테.세상 ..

독서 기록 2025.06.25

무엇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 카를로 로벨리

무엇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무엇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세계적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의 첫 에세이다. 이탈리아 대표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 등 여러 글로벌 매체에 기고해온 글과 말을 모았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우주의 물리학적 현상을 추적해온 저자가, 이번에는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 그 바탕에 깔린 과학과 철학, 예술의 진정한 의미로 시선을 옮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위대한 고전 《장자》에 나오는 ‘물고기의 즐거움’ 일화와 양자역학을 연결 지으며 과학과저자카를로 로벨리출판쌤앤파커스출판일2025.06.02장자가 지적하는 것은 대화 전체가 어떤 전제를 가진다는 점입니다. 혜시가 장자의 앎에 대해 이야기할 수는 있지만, 이 앎 자체는 물고기의 즐거움과 같다고, 즉 외부에서 접근할 ..

독서 기록 2025.06.24

종의 기원 - 찰스 다윈

종의 기원다윈.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 과학부 교수가 이끈 다윈 포럼이 기획하고 감수한 한국 진화 생물학계의 역량을 결집한 다윈 선집 「드디어 다윈」 시리즈를 통해 다윈의 주요 저작의 번역 정본을 만나볼 수 있다. 「드디어 다윈」 제1권 『종의 기원』은 기독교 창조설의 기반을 흔들었고, 인간의 자연적 본질에 대한 사고를 송두리째 바꾸며 당대 지식 사회에 강력한 충격을 준 다윈의 진화 사상을 담은 책이다. 자연 선택을 통한 진화라는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진화 생물학을저자찰스 다윈, 다윈포럼 기획출판사이언스북스출판일2019.07.31생활 환경의 직접적인 영향에 의해서도 약간이지만 어느 정도의 변화가 야기될 수 있을 것같다. 51비정상적 형질이 가축들에게서 더 자주 일어날 뿐만 아니라 그 형질의 차이가 외형적인..

독서 기록 2025.06.23

테레즈 라캥 - 에밀 졸라

테레즈 라캥숨기려해도 숨겨지지 않는 본능.죄책감도 결국엔 본능.잘 살아 나가려하는 것도 본능.비열함도. 희열도. 그 모든 것을 다 드러내놓은 다음 순간엔 결국 파멸뿐.하나의 사건에도 우리는 그 사건에 대한 의견이 다르며 누군가에게는 절망이지만 누군가이게는 희망으로 다가온다. 그 다름으로도 세상은 잘 돌아가고 관계가 파괴괴지도 않는다. 어쩌면 그 다른 이해 덕분에 우리의 세상은 잘 돌아가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이해보다 관계의 중요함.아픔이 있는 곳엔 치유도 있지만 치유되지 않는 아픔도 있듯이 아픔이 있는 곳에 고통만 있는 곳도 있다.나는 침울하고, 짓눌리고, 정신이 나간 것처럼 멍한 상태였어. 희망이라곤 쥐꼬리만큼도 없어서 언젠가 센강에 몸을 던질 생각이었지.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분노의 밤..

독서 기록 2025.06.20

제인 에어 1, 2 - 샬롯 브론테

제인 에어 1제인 에어 2제인 에어 삶을 통해 본 부당함에 맞서 삶을 찾아가는 이야기.삶은 좋은 것만을 주지 않고 좋지 않는 것만도 주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의지만 갖고 있다면 직업, 신분은 해결해 나갈수 있다. 그러다 찾아온 시련과 고통. 그리고 우연과 같은 행운. 다양한 우연들도 뭉쳐지다보면 하나의 운명으로 번하게 된다. 선택 앞에 신중해야하는 이유는 우연이 운명으로 바뀌어가는 삶의 신비때문이기도 하다.버림받아 찾아간곳. 그곳에서 다시 도망치고 찾아간 곳. 그리고 그곳에서 다시 도망치고 돌아간 곳. 신의 구원보다 더 중요한 곳은 얼마든지 있으며. 신이 내려준 삶을 신께 바치는 것보다 나 자신을 위해 산다면 그것이 더 신이 기뻐하는 일이 아닐지. 굳이 신의 구원을 위해 자신이 받을 모든 권한을 내 팽..

독서 기록 2025.06.17

가장 파란 눈 - 토니 모리슨

가장 파란 눈삶의 허망함에 대한 슬픔과 신이 하는 일에 대한 아득한 경외심과 묘지에서 회복된 자연의 질서가 있었다. 175흑인 여자 아이가 백인 여자아이의 파란 눈을 갈망하고, 그 갈망의 중심에 자리한 참혹함보다 더한 것이 있다면 그런 갈망이 실현되었을 때의 끔찍한 폐해뿐이다. 246사랑이 사랑하는 사람보다 나을 수는 없다. 사악한 사람은 사랑도 사악하게 하고, 난폭한 사람은 사랑도 난폭하게 하고, 허약한 사람은 사랑도 허약하게 하고, 어리석은 사람은 사랑도 어리석게 하지만 자유로운 인간의 사랑은 결코 안전하지 않다. 자기가 사랑하는 이에게 주는 선물이 없다. 그저 자기 혼자 사랑이라는 선물을 소유할 뿐, 사랑받는 이는 사랑하는 이의 내면의 시선이 쏘아대는 빛 속에서 자기 존재가 잘려나가고 무력화 되고 ..

독서 기록 2025.06.11

흰 - 한강

흰저자한강출판문학동네출판일2025.03.31어둠 속에서 어떤 사물들은 희어 보인다. 30해독할 수 없는 사랑과 고통의 목소리를 향해, 희끗한 빛과 체온이 있는 쪽을 향해, 어둠 속에서 나도 그렇게 눈을 뜨고 바라봤던 건지도 모른다. 33물과 물이 만나는 경계에 서서 마치 영원히 반복될 것 같은 파도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동안, 우리 삶이 찰나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또렷하게 만져진다. 54흰 꽃은 생과 연결되어 있는 걸까, 아니면 죽음과? 75흰색은 아픔을 나타내는 색일까? 치유하는 것일까? 그저 드는 생각은 흰 = 그리움

독서 기록 202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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