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할아버지 이야기를 하셨다. 군대있을 때 할아버지가 얼마나 멋있으셨는 줄 아냐? 늙어서 이빠지고 머리빠져서 그렇지 젊었을 때 진짜 멋쟁이셨다. 할아버지 살아생전엔 한마디도 없었는데 돌아가신지 12년이나 지났는데 갑자기 꺼낸 그 말에 그리움이 묻어놨다. 가끔 아니 자주 할아버지가 그립다. 마지막 장례식장에서 누워 계신 모습이 아직도 떠오른다. 내 침대에서 돌아가시면서 잠깐 얼굴 마주친 모습도. 그때 왜 할아버지 이름을 부르질 못했을까? 엄마도 그리울거란 생각에 더 이야기하지 못했다. 이젠 엄마가 할아버지 만큼 나이 드시고 있다. 시간은 그렇게 흐른가보다. 나도 운이 좋다면 그 나이가 되겠지란 생각이든다. 그리고 또 그때도 그리워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