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기록

샤이닝 - 욘 포세

naduyes 2024. 5. 3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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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욘 포세는 수상 이후 단기간에 엄청난 관심을 폭발시키며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작가다. 스웨덴 한림원은 “그의 혁신적인 희곡과 산문은 말할 수 없는 것에 목소리를 부여한다”고 밝히며 그에게 노벨상을 안겼고, 이 소식은 로마 바티칸 복도까지 울려퍼졌다. 2023년 10월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노르웨이 작가의 “헌신적인 문학적 목소리가 많은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며” 그에게 축하 서신을 보냈고, 예상치 못한 소식에 포세 역시 수상 이후 가장 기억에 남을 만큼 놀랍고 영예로운 일이라며 언론사 인터뷰에서 언급해 화제가 됐다. 지금까지 포세의 작품들은 전 세계 50여 개국에 소개되고 1000회 이상 무대에 올랐다. ‘21세기 사뮈엘 베케트’ ‘입센의 재래’ ‘셰익스피어 이후 연간 최다 공연 기록 갱신’ 등 숱한 입소문을 타며 뜨겁게 부상중이다. 2024년 2월 22일자 〈스크린데일리〉 기사에 따르면, 거장 영화감독 에릭 포페가 26년 전 그가 쓴 최초이자 유일한 시나리오를 영화화하기로 했다. 이로써 오늘날 소설, 시, 동화, 에세이 등의 출판물부터 연극을 넘어 영화까지 아우르며 다방면에서 그의 전모를 거듭 새롭게 마주할 수 있게 됐다. 욘 포세의 최신작 『샤이닝』은 작가 데뷔 40주년 2023년 발표한 소설로, 본문 길이가 채 80쪽도 안 되나 1200여 페이지에 달하는 그의 걸작 ‘7부작Septologien’의 결정적인 압축판으로 평가받는다. 이 간결하고 놀라운 미스터리는 삶과 죽음의 문턱이 지천에 놓인 인생길을 걸어가는 우리 모두에게 새롭게 일상의 숭고함에 새삼 눈뜨게 하는 한 편의 아름답고 기이한 우화다. “나는 일곱 살 때 사고로 죽을 뻔했다. 이건 내게 근원적인 경험”이라고 말한 욘 포세는 전작을 통해 늘 “가장 극적인 사건”이라고 한 삶(탄생)과 죽음의 문제에 천착해왔다. 『샤이닝』은 그의 문학세계의 결정적인 특징이 모두 망라된, 가장 쉬운 단어로 가장 보편적인 인간의 문제를 다룬 또하나의 수작이다. 희곡 『검은 숲속에서』로도 펴낸 바 있어, 작가가 천착하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글쓰기의 주제를 엿볼 수 있는 정수가 담긴 작품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짧지만 강렬한 이 소설은 “욘 포세에 다가가기 위한 완벽한 입문서”(〈텔레그래프〉), 새 노벨 수상자를 발견하고 싶고 그의 작품의 드높은 경지를 탐험하고자 하는 이에게 “이상적인 디딤돌”(〈크낵 매거진〉 〈데 스탠다드 데어 레터렌〉)로서, 한 언론사 말마따나 “냉정하고 아름답게 디자인된 이 소설에는 포세의 작품을 독특하게 만드는 모든 요소가 완벽하게 어우러져 있다”.(〈드 티트〉)
저자
욘 포세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24.03.15

세상일은 그런 것이다. 이것 아니면 저것. 71

보아하니 불가능한 일은 없는 것 같다 모든 것. 모듬 일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72

마치 모든 것의 의미가 사라진 것 같다. 의미라는 것. 그렇다. 의미라는 것 자체가 더는 존재하지 않는 듯 하다. 모든 것은 단자 거기 있었을 뿐이고, 그것들은 모두 의미 그 자체다. 79-80


삶의 마지막 경계에 서 있을 때, 누구를 만나고 싶을까? 가장 그리운 사람이 누굴까? 부모님.
아버지. 어머니. 그들의 목소리는 들은지 오래 됐지만 기억 속에 그들임을 알아본다. 그들의 모습을 그리워 한지는 오래 됐고 사진 속에서만 봐 왔지만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아버지는 기억 속처럼 말이 없지만 그 임을 알아봤다.
그들은 마중 나왔고 혼란스러움에 급하게 데려가지 않고 집으로 가라한다. 하지만 숲 속에서 길을 알지 못한다.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공간 속에서 외로움은 그들이 있기에 줄어든다.
힘들어 바위 위에서 쉴 때 다시 다가온 그들. 그들이 있기에 삶을 쉽게 떠날수 있을듯도 하다. 마치 처음 어머니의 배 속으로 들어가듯이. 시간을 돌려 그들 속으로 가듯이.
무에서 시작했으니 무 속으로 가는 여정은 두렵지만 또 다른 새로운 도전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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