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기록

카이로스 - 예니 에르펜베크

naduyes 2025. 1. 24.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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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스
21세기 독일어권의 대표적인 서사적 소설가 예니 에르펜베크의 『카이로스』가 출간되었다. 2024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작품으로 주목받은 『카이로스』는 “암울하면서도 가장 아름다운 소설” “공적인 삶과 사적인 삶 사이의 단절된 간극을 깊숙이 파고드는 소설” “시간, 선택, 역사의 힘에 대한 철학적 탐구”라는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카이로스』는 1980년대 말 베를린 장벽 붕괴라는 역사의 격동기를 무대로 펼쳐지는 한 남녀의 만남과 이별을
저자
예니 에르펜벡
출판
한길사
출판일
2024.11.26

과거를 묻을 수 있는가? 그럴수 없다.

동독과 서독. 벽이 무너지는 상황 속 그들의 사랑이야기엔 많은 것들이 담겨 있다.
과연 과거는 묻을 수 있는 것인가?
실수는 누구나가 하는 것. 그 실수를 캐묻고 하나 하나 열거하는 것. 죄를 고백하는 것이 용서를 위해 하는 행위인지 아니면 죄를 밝히고 죄인을 만들어 나가는 것인지. 때론 그 죄를 가볍게 넘겨 주는 행위도 사랑이 아닐지.
그것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사랑은 집착이 되고, 집착은 거짓이 되고, 그들의 관계는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되버린다.
기회는 그렇게 잡기 힘든 시간이 되버린다.

어떻게 현재를 다시 현재로 만들 수 있을까?
자신의 고백을 적었던 노트에 처음에는 자신의 모든 잘못을 적어 나갔지만 후에는 점점 거짓이 늘어나게 된다. 그리고 남자의 죄까지 적게 된다. 우리에게 자유가 있다. 선택의 자유는 지옥이라지만 자유는 삶을 살아가게 한다. 자유는 성공과 실패를 가르고, 기회와 행운을 붙잡을 수 있다. 그것이 삶이 준 행복이라 생각된다.

그들의 끝과 시작과 중간이 상자 안 수십년 묵은 먼지 속에 무심히 놓여있다. 들춰보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지만 과거는 묻을 수 없는 법이다. 과거 속에 살수도 미래에 살수도 없지만 과거를 견디고 이겨내는 사람만이 자기 자신과 현재를 살아갈 수 있는 법이다.



이 모든 생각이 생각되고, 그것들이 합쳐져 다면적인 진실을 이룬다. 40

비밀은 현재에 다 소비되지 않고 미래를 위한 힘을 지니기 때문일까?
또는 비밀스러운 사랑이 허락하는 파괴력과 연관된 것일까? 59

행운에는 항상 불행이 내포되어 있었고, 그 불행은 현실이 될 잠재력에 있어서는 심지어 행운을 능가하는 것이 었다. 130

사람이라 는 단어는 얼마나 인플레이션이 심한 말인지. 편지엔 아픔에 대해서 도, 그리움에 대해서도 쓰여 있다. 감상적인 어휘들의 종합 세트. 게 본적으로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젊고 예쁜 것을 꼬시고자 하는 작자 가 쓰는 어휘들. 248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건 언제나 가느다란 선일 뿐. 하나는 다른 하나의 눈에 보이지 않는 형상이 아닐까, 라고 카타리나는 생각 하지만 입밖으로 내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이쪽에서 저쪽으로 뒤집 힐 수 있음을 의식하는 것, 그것만이 유일한 진실이다. 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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