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정지해있다. 우리는 각자 홀로 죽어간다.
기대에 찬 우리의 삶은 많은 것들을 꿈꾸지만 수많은 기대 가운데 이루어지는 건 많지 않다. 그에대해 많은 실망도 얻을 수 있지만 그 자체로도 행복한건 아닐지.
꿈꿔온 등대의 모습은 거대했고, 완벽한 그 자체였지만 바로 앞에서 본 등대의 모습은 초라함 그 자체였다. 인생은 먼 곳에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수많은 비극으로 얼룩져있다.
삶은 죽음이라는 그 끝이있기에 모든 비극을 희극으로 바꿀수있는 힘이있는것 같다. 세부적인 것보다 우리는 그 윤곽을 통해 깨닫고 완성품을 만들어 나갈지도 모르겠다.
모든 것이 완벽하든 불완전하든 시간은 그것을 부술것이다. 어느것으로 작용을 하든 죽음은 무로 만들것이다. 그것이 무의미하게 여겨질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이 있기에 우리의 과거를 반대로 돌릴수 있다. 아버지와 화해를 할 수도, 자신의 과거을 부정할수도 있다.
그들은 사랑의 눈으로만 볼 수 있는 세계, 비현실적이지만 깊이 파고드는 흥미진진한 우주의 일부가 되었다.
삶이란 사람들이 제각기 겪는 사소한 사건들로 이루어졌지만, 물결과 더불어 사람을 들어 올렸다가 해안에 부딪혀 함께 내던져지는 파도처럼, 소용돌이치는 그 사건들이 전체를 이룬다는 것 또한 느꼈다. 79
환희…이 숭고한 힘, 이 절묘한 선물은 그 무엇보다도 큰 위안을 주었고, 삶의 당혹스러움을 덜어 주었으며, 기적처럼 삶의 무거운 짐을 들어주었다. 그 응시가 지속되는 한 그것을 방해하지 않으리라. 80
그녀가 삼십삼 년간 살아온 세월의 잔여물을, 그 나날들을 보내면서 그녀가 지금까지 말하거나 보여주지 못했던, 내밀한 무엇과 혼합된 매일매일의 침전물을 다른 사람의눈에 보이는 것은 지극히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동시에 견딜 수 없이 조마조마한 일이기도 했다. 86-87
두 아이가 지금과 똑같이 장난꾸러기나 기쁨의 천사로 영원히 남아서, 다리가 긴 괴물로 커 가는 것을 보지 않는다면 좋을텐데, 그 손실은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었다. 96
대체 어떤 주님이 이런 세상을 만들 수 있었을 까? 그녀는 물었다. 이성이나 질서, 정의라고는 전혀 없고, 오 직 고통과 죽음, 빈곤이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그녀는 마음속 으로 늘 알고 있었다. 세상은 아무리 비열한 배반도 능히 저지 를 수 있었다. 그녀는 그 사실도 알았다. 어떤 행복도 영원히 지속되지 않았다. 105
우정이란 덧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사람은 뿔뿔이 흩어지기 마련이다. 146
네가 느끼는 것과 내가 느끼는 것이 서로 달랐고, 그 두가지는 그녀 마음속에서 지금처럼 격력하게 싸웠다. 164
자연은 인간이 추진한 것을 보완해 준 것일까? 인간이 시작 한 일을 자연이 완성한 것일까? 변함없이 평온한 마음으로 자 연은 인간의 불행을 바라보았고, 인간의 비열함을 너그럽게 봐주었고, 인간의 극심한 고통을 묵묵히 바라보았다. 그렇다 면, 홀로 바닷가에서 자연과 더불어 답을 나누고 완성하고 찾 으려던 꿈은 그저 거울에 반사된 것에 불과했고, 거울 그 자체 는 더 고귀한 힘이 밑에서 잠자고 있을 때 휴면에 들어가는 표 면의 유리질에 불과한 것일까? 218
자연의 생식력, 자연의 무신경을 이제 어떤 힘이 막을 수 있을까? 227
왜 이것을 받아들이고, 이것에 만족하고, 순응하고, 체념하지 않는가? 234
우리가 무척 달라졌음을 알게 될 거예요. 244
생각으로는 단순해 보이는 것들이 실행에 옮기면 즉시 복잡해졌다. 259
삶의 유동성 대신 그림의 응집성을 선택하기 전에 언제나 온몸이 벌거벗은 듯한 순간드을 경험하곤 했다. 260
삶의 의미가 무엇일까? 그 물음이 전부였다. 263
위대한 계시가 밝혀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아마도 위대한 계시가 찾아오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대신에 사소한 일상의 기적이나 등불, 어둠 속에서 뜻밖에 켜진 성냥불이 있을 뿐이었다.
삶은 여기에 정지해 있다.
아니, 이 오랜 세월이 흐른 후 그 이전과 이후에 있었던 일은 공백으로 남았는데, 그 장면만 이 살아남아 아주 멀리까지 에워싸고 환히 불을 밝혀서 극히 사소한 것까지도 뚜렷이 보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279
그런데 이것, 이렇게 그들 사이에 있었던 장면을 떠올리는 것이 이른바 사람들을 '아는' 것이고 그들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며 그들을 좋아하는' 것이라니! 릴리는 붓에 녹색 물감 을 묻히면서 생각했다. 이 단어들 중 어느 것 하나 옳지 않았 고, 자신이 날조한 것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이것들을 통해서 만 그들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계속 자기 그림으로, 과거로 파고들어 갔다. 282
하지만 아름다움이 전부는 아니었다. 아름다 움에는 이런 형벌이 있다. 아름다움은 너무 쉽사리 다가오고, 송두리째 고스란히 다가온다. 그것은 삶을 고요히 가라앉히 고 얼어붙게 한다. 붉게 물들거나 창백하게 질린 얼굴빛, 기묘 한 찡그림, 스쳐 가는 빛이나 그림자 같은 동요된 기색은 잊히 고 만다. 한순간 얼굴을 알아볼 수 없게 하지만 이후에는 언제 나 보이는 독특한 면모를 이루는 것들. 이 모든 것을 아름다 음으로 덮어 숨기는 일은 훨씬 더 간단했다. 289
세부적인 것들이 아니라 윤곽을 아는 것 318
우리는 각자 홀로 죽어 갔지
'독서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간과 초인 - 조지 바나드 쇼 (0) | 2024.12.07 |
---|---|
토지 3 - 박경리 (0) | 2024.12.05 |
월든 - 헨리 데이비드 소로 (1) | 2024.11.29 |
자기만의 방 - 버지니아 울프 (1) | 2024.11.28 |
라캉 미술관의 유령들 - 백상현 (3) | 2024.1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