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란 형태인데, 그 안에서 고도의 문화적 인간이 자기 감정의 직접적인 인상을 통일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그런 형태다. 역사도 형태다. 인간의 상상력이 인간의 생명과 관련해 세계의 살아 있는 현존재를 이해하고자 하며, 이로써 인간의 현존재에 자기 생활에 깊숙이 파고드는 현실을 부여하려는 그런 형태다. 인간이 이런 형태를 형성할 수 있을 것 인지, 그리고 이러한 형태 가운데 어느 것이 인간의 각성된 의식을 지배할 것인지 하는 것은 모두 인간 실존의 근본 문제다.
나는 그런 도식을 역사 영역에서의 '프톨레마이오 스적 체계'라고 간주하고 이 책에 나타나 있는 체계 를 역사 영역에서의 '코페르니쿠스적 발견' 이라고 간주한다. 이 체계에서는 고대 그리스•로마와 서양 이 인도, 바빌론, 중국, 이집트, 아라비아 문화 및 멕시코 문화 이것들은 개별적으로 '생성된' 세계 이므로 역사의 천체상에서는 고대와 똑같이 중요하 며 그 정신적 구상의 위대함과 상승력이라는 점과 관련해서는 고대를 훨씬 능가한다 에 필적하며 어떤 경우에도 편중적인 위치를 점하지 않는다.
최고도로 생명의 본질이 되는 이러한 문화는 들꽃 처럼 숭고한 무목적성 속에서 성장한다
이 세계에는 지속적인 것도 없고 보편적인 것도 없 다. 우리는 사상의 형식, 비극의 원리, 국가의 임무 에 대해 더 이상 말하지 않아야 한다. 보편타당성이 란 언제든 자기 자신으로부터 타자한테 미치는 잘 못된 결론이다.
종교적 · 예술적 현상이 사회적 · 경제적 현상보다 더 근원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 반대도 아니다. 여기에 언제나 어떠한 종류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하더라도 개인적인 이해를 모두 떠나 조건 없는 자유로운 시야를 획득한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여기에는 어떤 종속도 우월도 없고 인과 관계도 없으며 가치와 중요성의 구별도 없다. 개별적인 사실들에 우열의 차이를 가져오는 것은 선과 악, 높고 낮음, 유용성과 이상을 넘어서 그 형식 언어의 순수성과 힘의 많고 적음이고 그 상징적 의의의 강도다.
이렇게 고찰해보았을 때 서구의 몰락이란 곧 '문명의 문제'로서, 그 밖의 것을 소홀히 취급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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