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좋은 것이다. 아니 나쁜 것이다.
나를 기쁘게 한다. 아니 슬프게 한다.
기억이 나를 잡을 때가 있다. 추억이 그리울 때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럴때 갑자기 나는 내 의도를 벗어나 함께 했었던 그곳을 가 보기도 한다. 그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가 자주 가던 카페가 있다. 그곳은 1년 동안 계속되었다. 정확히는 1년도 안되는 시간이지만 겨울도 겪었고, 봄도 겪었고, 여름도 겪었고, 가을도 겪었다. 벛꽃도 봤었고, 눈이 내리는 것도 봐었다. 그러니 1년이라 말해도 괜찮을 시간이다.
그곳을 가 본다.
일단 입구에서 부터 뿜어져 나오는 그 열기는 나를 질식시킨다. 그 열기가 내가 그곳에 오랜만에 가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인지. 아니면 없어졌기에 나오는 열기인지. 모르겠다.
머뭇거려 보기도 한다. 너무 많은 기억들이 쏟아져 나와 나를 밀치고 있다.
오랜만에 왔다는 인사말에 정말 시간이 오래 흘렀다는 것을 인식한다. 그때와 똑 같이 똑같은 음료를 시킨다. 모든 것은 그대로 있는 듯하다. 시간이 멈춰 버린듯한 느낌이 든다. 바로 그곳에 '너'가 있을 것이란 느낌도 든다.
그리고 천천히 계단을 오른다. '너'가 그 자리에 있을 것이란 생각이 너무도 강하게 든다.
천천히 올라가 본 끝에 그 자리는 비어 있다. 아무도 없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왠지 서글픈 느낌이 든다. 똑같은 자리에 혼자 앉아 본다. 그리고 밖을 보고 주위를 둘러본다.
다른건 다 똑같다. 아니 모두 다르다. 당연하다. 그곳에 혼자이기에.
언젠가 시간이 흐르고 난 다시 이곳에 올 것이란 생각이든다. 모든 것은 그대로 일 이곳. 아니 모든 것이 다른 이곳을.
외로움과 슬픔이 공존한 이곳을 나는 확인하러 또 올 것이란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