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느낌은 같은 듯하면서도 다르다. 양면성을 지닌 느낌들은 언제나 함께 찾아온다. 우리가 물건을 사면서도 후회를 하고, 이 시간을 즐겁게 낭비하면서도 후회를 한다. 이렇듯 우리의 느낌은 매 순간 매 시간 매 번 다르다. 오늘 하루의 느낌은 어떤 느낌일까에 대한 대답은 ‘모르겠다.’ 라는 답을 하고 싶다. 그저 하루를 보냈고, 행복하게 보냈다. 후회도 했고 반성도 했지만 내일이면 또 다시 반성할 일들 투성일 것이다.
오늘은 구름이 뭉게 뭉게 꾸며져 있었다. 사진을 찍으면 그림같다라는 생각을 할 것이고, 그림을 그리면 사진 같은 그림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이 그림같은 사진같은 구름은 다시 보지 못할 어떤 것들과 같다. 우리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며 슬퍼할 필요가 없는 이유는 우리는 항상 이번이 마지막이기때문이다. 마지막이란 것을 항상 느끼고 사는 우리는 이미 그 느낌에 익숙하기에 전혀 슬퍼할 필요가 없다. 뭉게 구름은 흘러갈 것이고, 다시는 만나지 못할 무언가와 같다. 잘가라는 인사도 가끔해주면 좋겠지만 그저 내 인생 자체도 바쁘기에 그저 흘려 보낸다.
내가 본 세상, 오늘의 기억들은 고이 고이 간직하고 싶다. 하지만 우리의 기억력은 그리 좋지 못하다. 아픔도 금방 잊을 것이고, 기쁨은 더 빨리 잊을 것이다. 하지만 전반적임 오늘 하루의 느낌들은 내 세포에 고이 간직될 것이다. 언젠가 꺼내보면 보일듯이 말이다.
나는 오늘 무엇을 했고, 무슨 느낌이 들었고, 누구를 만났고, 등등등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이겠는가? 그저 오늘 하루를 보냈을 뿐인 것을
하나의 사건으로 내 기분이 좌지우지 되지 않았고, 그저 그렇게 내 인생에 가장 큰 것을 소비했다. 그러니깐 시간이라는 항목을 소비했고, 경험이라는 것을 얻었다.
그렇게 엔트로피는 늘었지만 우린 아직 존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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