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보의 죽음은 허망하지만 자비와 잔혹은 우주의 비밀이면서 진리이다.
김두수. 거복이의 등장. 동생은 어머니의 묘를 지키기위해 고향에 머무르며 떠나도 다시 찾지만, 형 거복이는 어머니의 죽음 이후 분노만이 남아 절대 고향을 돌아가지 않는다. 김두수는 배반하며 의병장을 죽이는 일에 엮기고,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의 인생에서 과연 무엇이 중요한지. 분노만이 남는 인생인지 과거를 잊기위한 인생인지.
서희는 결혼을 할 나이다. 길상. 상현. 선택지 앞에 굳은 의지만은 절대 꺽이지 않는다. 꺽이지 않음이 과연 그녀에게 좋은 것일지 아닐지는 모르겠으나. 그녀의 최씨집안의 피는 속일 수 없다. 그러니 낯선 용정 땅에서도 그녀는 성공하게 된다. 하지만 때론 그 성공이 과연 그 집안의 내력때문인지 아니면 복수를 위한 다짐인지. 오직 하나의 목표 복수. 그 복수라는 단어가 그녀를 더 굳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
배움과 실천. 그 사이 간격은 너무도 크다. 배움만 있는 사람은 실천을 못하고. 실천만 하는 사람에겐 철학이 없다. 두 간극을 메우기위해 배워야 하지만 배움은 다시 비겁자로 만들기도 한다.
윤이병. 심금녀. 박재연. 정순. 그들의 인연의 끈은 멀리서도 연결이 되며 주막에서 만나 담배를 나누며 밥도 나눠주고 일제시대에도 우리의 정은 그대로 였다. 지금 우리의 정은 남아 있나? 아니면 사라졌나? 사라졌다면 무엇때문에? 남아있다면 어디에 숨겨져 있는 것인지?
사램이 잘못을 저지르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제. 그러나 잘못을 알기 따문에 사람 아니가? 니는 우찌 니 잘못을 모르노 25
내 굶어 죽지 않으려고 이곳에 온 것은 아닐세. 여까지 온 바에야 설사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누굴 탓하겠느냐. 젊은 자네들은 앞날도 길고 할 일도 많지. 늙은 우리야 부끄럽지 않게 죽을 자리를 찾아왔을 뿐 추호도 개의치 말아라. 121
때에 따라서 애정이란 이렇게 참혹한 것일까? 232
윤보의 죽음을 생각한 것도 죽음이 갖는 동일한 뜻에서인지 모른다. 한 생명에 대한 자비와 다른 생명에 대한 잔혹, 꾀꼬 리 새끼를 위해 여치의 목을 비틀어 죽인 일, 이 이율배반의 근원은 어디 있으며 뭐라 설명되어질 수 있을 것인가. 인간의 경우에 있어서도 약육강식의 원칙이냐? 아니다. 사랑의 이기 심이냐? 아니다. 애정의 의무냐? 그것도 아니다. 그러면 선택 이냐? 그것도 아니다. 그러면 무엇이냐? 이 이율배반의 자비 와 잔혹은 영원한 우주의 비밀이냐? 236
지금 금녀가 가져보는 앞으로의 자기 운명에 대한 기대와 흥미가 과연 희망적인 것인지 그 어떤 실마리도 잡아보지 못 한 채 방향도 알지 못한 채 악몽 속에 허덕여온 여자는 희망 그 자체를 겁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391
어쩌면 금녀에게는 절망 그 자체가 삶이었었는지 모른 다. 순간 불꽃 튀기듯 뺀치어온 절망과의 대결, 그 긴박한 잘 나 찰나가 삶의 증거였었는지도 모른다. 확실히 서러움이나 근심이나 불안은 절망의 덫으로부터 빠져나온 순간부터 시작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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