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 앤드루 포터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데뷔작 하나만으로 일약 미국 단편 문학의 신성으로 떠오른 앤드루 포터의 데뷔작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섬세한 문체로 깊은 울림을 이끌어내는 10편의 단편소설이 실린 소설이다. 2011년 한국에 처음 출간되었으나 국내 독자들의 눈에 띄지 않아 절판되었던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은 표제작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이 팟캐스트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에 소개되며 입소문을 타 중쇄를 찍게 된 일화로 유명하다.  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과 우아하고

저자

앤드루 포터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19.05.13

우리가 지니고 있는 비밀은 나 조차도 속인 비밀들. 진실은 내 속에 존재하고 있고 가끔씩 그 존재를 드러내곤 하는데 그것이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드는지 아니면 기분 좋게 만드는지는 그 진실의 속성으로 결정된다.

나를 만들어 가는 것은 어떤 하나의 문제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때론 다양한 사건들이 나의 기억과 내 행동들을 만들어 나간다.

가끔 일탈을 꿈꾸기도 하지만 그 일탈이 나를 옥죄어 온다. 평온함은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하지만 일탈도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그들.
만남부터 다양한 불확실성을 갖는 만남. 그것을 뚫고 찾아오는 기회들. 그 기회 안에 다양한 사건과 결합하여 나의 새상을 무너트리려한다. 하지만 그 기회를 놓치기엔 너무도 아쉽고 불안하다. 나의 마음이 어디로 향하는지 알수도 없다. 내 마음이 향하는 곳을 알 수 있다면 그곳만 바라볼텐데 안개 속을 우린 거닐뿐이다. 그리고 선택하는 순간 언제나 후회는 찾아온다. 그 후회가 욕심이었다면 좋겠지만 그저 어쩔수 없는 선택일뿐이었다는 것이 나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과거의 잘못들은 왜 그렇게 항상 강가의 개처럼 떠돌다가 수면 위류 떠오르는지. 아무런 상관 없다고 하지만 떠오르는 것 자체가 죄의식에 물들게 한다.

자유란? 진정 자유인가? 자유롭지 못한 것이 자유인가? 자유가 나에게 부여된 순간  자유가 나를 묶어 버린다. 그래서 더욱 더 큰 자유를 느끼게 하기도 한다. 가끔 진정한 자유란 바닥이 없는 곳을 아무런 무서움 없이 달리는 것이란 생각이든다. 커 갈수록 돈, 명예 등등 내가 지켜야할 것들이 많아진다. 그럴수록 나는 더 소심해지고 고민이 늘어나기만 한다. 자유를 향한 일탈은 다시금 나를 제자리로 되돌려 놓는다.

원하는 세상. 이곳의 문을 열기에 두려움이 너무 많다. 그 세상은 가깝고 문은 쉽게 열리겠지만 말이다. 문 앞에 선 나는 너무도 초라하다. 문 밖에는 별 것 없는 것들이 있겠지만.

진실을 꼭 알필요가 있을까? 진실을 몰라도 아니면 꾸며내서라도 잘 돌아가기만한다면...
과학이나 지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
세상은 진리나 진실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저 거짓과 허구로도 잘 돌아가기때문이다.





결국 그리 단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는 사람들은, 처음에 단순해 보이는 사람들이야 27

가끔씩은 긴장을 푸는 것도 괜찮아. 그건 죄악이 아니잖아. 57

뭔가를 이해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모든 발견의 기회를 없애버리게 되니까요. 92.

무언가를 피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일 때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편을 선택하거나 아니면 강해져서 그것에 대항하려 애쓴다. 117

다른 사람이 당신을 채워줄 수 있다거나 당신을 구원해줄 수 있다고 추정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125

이일은 너화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란다. 154

레이철을 생각할 때면, 10미터 아래로 강을 두고 철로 다리를 건너던 그 경주에 대한 기억이 주로 떠오 른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발을 디디는 곳을 보지 않았던, 아래 쪽에 무엇이 있는지 염두에조차 두지 않았던 우리의 대책 없음 에, 우리의 눈먼 행동에 아직도 몸이 떨려온다. 180

이 순간 내게 중요한 것은, 그녀가 내게 허락하는 동안 그녀를 곁에 안고, 그곳에 린과 함께 서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우리 둘은 다만 멀리서 지켜본다. 호세의 입술을, 갑작스레 치몰리는 그의 이맛살을, 아무도 알지 못하는 언어를 말하여 자신을 둘러 싼 세계와 소통할 수 없는 한 소년을. 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