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기록

코펜하겐 3부작 1(어린시절) -토베 디틀레우센

naduyes 2024. 8. 3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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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삼부작 1: 어린 시절
비극적인 여성 작가의 삶. 최근 들어 집중적으로 조명받는 이 주제를 다룬 책은 그만큼 치열한 경쟁과 마주해야 한다. 이때는 실비아 플라스나 버지니아 울프처럼 유명한 작가의 삶을 그리거나 사회의 부조리에 맞서는 내용을 담고 있을수록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 공식에 거의 부합하지 않는 토베 디틀레우센의 회고록 ‘코펜하겐 3부작’은 조용히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태풍처럼 그 틀을 부수었다. 덴마크 바깥에는 반세기 가까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작가가 무려 50여 년 전에 쓴 회고록이 독자와 비평가의 압도적인 찬사를 얻은 것이다. 3부작의 첫 책인 『어린 시절』은 유년기의 애수를 아름답게 묘사한다는 면에서 엘레나 페란테를 연상시킨다. 특히 몽상에 자주 잠겼던 어린 시절을 그리는 디틀레우센의 묘사는 시인을 꿈꾸는 아이의 마음을 따라 길고 아름답게 이어진다. 그러나 디틀레우센은 그와 상반되는 방식도 곧잘 사용한다. 어떤 상황을 덩어리처럼 압축해 간결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그 방식은 때로 섬뜩할 정도로 냉정하고, 때로는 완전히 지친 것처럼 무겁고 무감각하다. 이렇게 작품 속의 시간 감각은 작가의 내적 체험과 비슷하게 길어졌다 짧아지기를 반복하며, 그 과정에서 사건들 사이에 독특한 리듬감이 발생한다. 시인으로 작가 생활을 시작한 디틀레우센의 개성이 잘 드러난 부분이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소재와 아름다운 문장, 독특한 리듬감을 지닌 『어린 시절』은 ‘코펜하겐 3부작’ 가운데 가장 많은 독자의 지지를 얻었다. 이 작품만을 따로 떼어 아련한 드라마로 기억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많았다. 독자는 이 작품을 다 읽고 나면 직접 결정할 수 있다. 아련하고 단정한 슬픔 속에 남을 것인가, 아니면 거기서 자라난 어둠이 만개하는 모습까지 지켜볼 것인가. 어느 쪽을 선택하건 『어린 시절』은 기억에 남을 만한 작은 상처를 제공할 것이다.
저자
토베 디틀레우센
출판
을유문화사
출판일
2022.08.20

가난, 차별, 부조리가 담겨진 어린 시절

마치 아이마다 자신만의 어린 시절이 있듯이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만의 진실이 있음을 안다. 어머니의 진실은 아버지의 진실과는 전혀 다른데, 그건 아버지의 눈은 갈색이고 어머니의 눈은 푸른색이라는 사실만큼 이나 명백하다. 다행히도 세상은 우리가 마음속의 진실 을 비밀로 해 둘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지만, 학교 성적표와 세상의 역사와 법률과 교회 문서에는 잔인하고 쓸쓸한 사실들이 기록된다. 아무도 그것들을 바꿀 수 없고, 감히 바꾸려는 시도도 하지 않는다. 29

어린 시절은 관처럼 좁고 길어서, 누구도 혼자 힘으로 는 거기서 나갈 수 없다. 그것은 늘 그 자리에 있고, 모두가 그것을 분명하게 볼 수 있다 46

당신은 당신의 어린 시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것은 나쁜 냄새처럼 몸에 달라붙는다 . 46-47

나는 진실을 드러나게 하려몀 이따금씩 거짓말을 해야한다는 걸 안다. 101

내 어린 시절이 영영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고통 스러운 예감에도 불구하고, 그때 나는 무척이나 행복했 다는 생각이 든다. 167


그녀의 어린 시절 경험과 생각들은 내 고민과 비슷했고, 나를 그리움으로 물들게했다.


우리의 어린 시절엔 이기심이 넘쳐나서 나의 이해를 구하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시절을 넘어서자 그 이기심의 주인공은 나라는 것을 알았다. 다시 돌아 올수 없는 떠나온 순간들은 그립기도 다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순간 순간의 기억들이 그 당시와는 다르게 모든 것이 행복했었다는 착각이 드는 것처럼 말이다. 다시 되돌아 가고 싶지만 돌아 갈 수 없는  그 순간들은 내 안에 녹아 있다.

떠나온 순간들은 그 나름대로의 기쁨과 슬픔이 있고, 다가올 순간들은 그 나름대로의 기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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