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 리우는 천재임이 틀림없다. 그의 단편 소설들은 뭔가 뇌리에 박히는 무언가가 있다.
기억에 대한 그의 이야기는 많은 생각들을 하게 만든다.
은랑전에 들어간 단편집 중
환생
추모와 기도
비잔티움 엠퍼시움
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특히 추모와 기도는 그의 책인 종이 동물원에서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만큼 기억에 남는다.
추모와 기도. 잊혀짐도 하나의 추모가 될 수 있다. 또한 세상의 광기는 예측불허인 동시에 필연적이다.
환생. 기억이 나를 만드는지. 내가 기억을 만드는지.
불완전한 것인 줄 알면서도 기술적 해법에 걸 수밖에 없었 던 엄마의 믿음을, 이해한다고. 우리는 흠 있는 존재들이지만, 그렇 다고 해서 경이롭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엄마에게 말해 주고 싶다.
하지만 그런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서, 나는 그저 엄마의 손을 쥔다. 엄마도 내 손을 쥔다. 43
현실을 직시해야 해. 사람들은 멸망한 외계인한테 아예 관심이 없어."
"나는 관심이 있어. 그들을 기억하고 이해하는 게 나한테는 중요 한 일이라고. 사람은 후세에 이름을 남기고 싶어 하게 마련이고, 문 명은 이야기를 남기고 싶어 하게 마련이야. 그들과 망각 사이에 있 는 유일한 존재가 바로 나란 말이야. 66
당신네 인간들은 자신이 한 일이 곧 자신이라고 생각하지. 149
...그런대 실은 당신의 기억이 곧 당신이야
너는 망망한 동쪽 바다 깊은 바닥의 진흙 속에 묻힌 진주가 되겠느 냐, 아니면 꾸벅꾸벅 졸다가 평생을 다 보내는 이들을 깨우고 속된 세상을 밝힐 만큼 환히 빛나겠느냐 177
난 우리 아빠하고는 달라. 너도 너희 부모님하고 다르고. 가족은 남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일 뿐,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우리 스스로 남에게 들려줘야 해242
가족은 중요하지 않다는, 과거는 단지 이야기일 뿐이라는 철저한 믿음, 설령 거짓말에서 시작한 이야기일지라도, 사 소한 거짓말에서 싹튼 이야기일지라도 진짜가 될 수 있다는, 진짜 삶이 될 수 있다는 믿음 242-243
이해 가 늘 생각을 거쳐서 찾아오는 건 아니구나. 때로는 이렇게 두근데 는 심장 고동이나, 이렇게 가슴 저린 뭉클함을 거쳐서 찾아오기도 하나 봐. 248
세상의 광기는 너무나 예측불허인 동시에 필연적이었다. 322
어떤 일이 일 어났다고 해서 반드시 그 일이 결정적인 사실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 이다. 고통이 뒤따른다고 해서 반드시 더 나은 선택인 것은 아니며, 사람들이 죽었다고 해서 반드시 더 큰 원칙을 버려야 하는 것도 아 니다. 세상이 언제나 흑백으로 나뉘는 것은 아니다. 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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