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기록

마흔에 읽는 비트겐슈타인 - 임재성

naduyes 2025. 7. 16.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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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비트겐슈타인
마흔을 위한 20세기 천재 철학자의 인생 수업을 담은 책.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은 “생각하는 힘이 인생을 사는 힘”이라고 말한다. 외부의 기준이 아니라 나만의 기준을 세워야 할 시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마흔에 읽는 비트겐슈타인》은 끊임없이 사유하며 자신을 무너뜨리고 다시 세운 비트겐슈타인의 인생과 철학을 마흔의 일상에 닿는 현실적인 조언으로 풀어낸다.  비트겐슈타인은 ‘책 한 권으로 철학사를 뒤흔든 이단아’, 전 세계 저명한 인사들이 추종한 ‘철학
저자
임재성
출판
유노북스
출판일
2025.05.07

인생 중반쯤에


비트겐슈타인은 철학이 ‘자기 자신을 파악하는 작업’이라 말했다. 지금 당신이 생각하는 것, 말하는 것, 선택하는 것이 정말 ‘나의 것’인지 물어야 한다

삶은 의미는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며 성취의 크기가 아니라 과정에서의 태도에 있다. 비트겐슈타인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길로 걸어가는 것이 진정한 삶이라고 봤다.

살아오며 축적된 경험과 역할, 사회의 기준과 타인의 시선이 내 안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익숙한 말투, 생각의 방식, 감정의 흐름조차도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었을지 모른다. 외부의 것들이 어느 순간부터 내 안에 자리를 잡고, 우리는 그 익숙함을 ‘나’라고 믿게 된다. 지금의 선택과 판단이 과연 온전히 나로부터 비롯됐는지 되묻게 되는 이유다.

인간은 자신이 소유한 것은 쉽게 인식하지만, 정작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는 명확히 알지 못한다. 마치 자신의 해발 고도를 즉각 측정하기 어려운 것처럼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일은 쉽지 않다.

자기 자신을 극복하지 못한 사람은 진리를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은 지혜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진리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만이 진리를 말할 수 있다.

우리가 이룬 성취는 타인에게는 큰 의미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정작 우리 자신에게 더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것은 아니다.

자기 통제는 외부 환경을 완벽히 통제한다는 뜻이 아니다. 내면의 혼란에 휩쓸리지 않고 중심을 지키는 힘을 말한다

수많은 부조리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평정을 지켜나갈 때 우리는 비로소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 비트겐슈타인이 말한 ‘평온한 자유’는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내 중심을 붙잡는 사람에게 찾아온다. 그런 자유야말로 삶을 단단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된다

생의 좋은 시간들은 은혜로 감사히 누리고, 그렇지 않은 시간에는 삶에 대해 담담해지는 것이 좋다

외부 세계에 기대지 마라. 그러면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두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사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보다 타인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 그러나 진정한 독립은 사람으로부터도 자유로울 때 비로소 가능하다.

삶이 버거울 때 우리는 먼저 상황을 바꾸려 한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변화는 태도를 바꾸는 데서 시작된다. 그러나 이를 결심하는 것은 가장 어려운 일이다

똥 밭에 빠졌다면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 계속 나아가는 것뿐이다. 주저앉아 흐느끼며 죽는 것보다는 끝까지 버티며 전진하다가 죽는 것이 낫다

인생의 비극은 ‘만일’이라는 말에서 시작된다고. 후회는 과거를 되돌릴 수 있다는 착각을 남기지만 실제로는 현재를 무력하게 만들 뿐이다. 돌이킬 수 없는 과거에 머무를수록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의 가능성을 놓치게 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과거를 반복하느냐,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길을 개척하느냐다. 후회로 시간을 허비할지 아니면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걸어갈지, 그 열쇠는 ‘만일’이 아닌 ‘지금’의 선택에 있다.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다.

언어가 단순히 우리가 사는 세계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사용되는 맥락 속에서 의미가 형성된다고 봤다. 즉 언어는 의미가 고정돼 있지 않고 사람들의 실제 생활과 규칙에 따라 변하며 맥락에 따라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것은 말로도 표현할 수 없다

우리는 종종 말을 하고 난 뒤 나중에야 그 말이 얼마나 참인지 알게 된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세계와 조화를 이뤄야 한다. 이것이 곧 행복의 본질이다. 나는 마치 외부의 의지에 의해 움직이는 듯하지만, 실은 그 흐름 속에서 온전히 조화를 이루고 있다.

말로 모든 것을 설명하려 애쓰기보다 함께 시간을 나누고 태도에서 배어 나오는 존중의 분위기가 오히려 더 깊은 소통을 가능케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말은 길이 될 수도,
벽이 될 수도 있다

사유는 언어 안에서 발전한다

삶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자신이 사용하는 단어부터 돌아보자. 언어를 정교하게 다듬는 것은 곧 삶을 정교하게 만드는 과정이니까.

올바로 쓴 문장에는 마치 심장 또는 뇌의 한 조각이 떨어져 나와 종이 위에 내려앉는 듯한 느낌이 있다. 나의 문장은 대부분 내게 일어난 시각 이미지를 기술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유 없이 무분별하게 받아들인 정보는 사고의 틀을 제한한다. 알고리즘이 선별한 익숙한 정보에만 파묻히면 새로운 시각을 기를 기회를 잃어버리기 쉽다. 대부분 현대인은 편향된 정보 속에서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며, 점점 더 한정된 사고방식에 갇혀 간다. 더욱이 정보가 너무 많다 보니 깊이 생각할 여유조차 사라져 버렸다. 사고를 생략해도 될 만큼 편리한 환경이 오히려 자기 사유의 능력을 약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편향된 정보에 익숙해지면 우리는 점점 스스로 사고하기보다 남들이 내린 결론을 받아들이는 데 익숙해진다. 사고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은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타인의 판단에 의존하는 삶을 살게 만든다.

우리는 왜 진실을 말해야 하는가? 이유는 명확하다. 세상을 왜곡 없이 바라보기 위해서, 사유의 명확성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과 타인 사이에 신뢰를 쌓기 위해서다.

중요한 것은 단지 문제를 고치는 데 있지 않다. 더 본질적인 일은 그 문제를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를 바꾸는 데 있다.

내가 사용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 중 하나는, 우리의 사유가 걸어온 역사를 실제와 다르게 상상해 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문제를 완전히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다.

철학이란 완성된 지식이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 쓰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미 한 말을 다시 반복할 필요는 없다”라고 했다. 어제의 나를 내려놓고 오늘의 시선으로 다시 사유하라는 것이다. 그때 비로소 변화의 문이 열린다. 오늘도 우리는 익숙한 생각을 반복하며 하루를 보낸다. 같은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같은 논리로 사람을 판단한다. 하지만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에게 ‘이것이 최선의 생각인가?’ 하고 질문해 보자. 그러면 새로운 길이 보일 것이다. 생각이 바뀌어야 인생도 바뀐다. 어제의 사고를 지우고 오늘 새로운 사유를 시작하라.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철학적 삶이다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은 두려움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죽음을 앞둔 순간에도 마찬가지다. 행복은 시간의 흐름에서가 아니라 오직 현재를 살아가는 데서 존재한다. 현재를 온전히 사는 삶에는 죽음이 개입할 수 없다. 죽음은 삶의 일부가 아니라 세계 안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이다

안개 속에서는 목표가 가까이 있는 듯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안개가 걷히고 나면 정작 목표는 시야에조차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다.

높은 산에 올라갈 때는 무거운 배낭은 내려놓고 출발해야 한다.

너 자신을 먼저 변화시켜라. 그것이야말로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삶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고, 절망은 피할 수 없는 순간에 찾아올지 모른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사유의 힘을 놓지 않는다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다.

나는 나의 죽음을 알 수 없으며, 그것을 막거나 대비할 수도 없다. 삶이란 본래 그런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순간에도 온전히 존재하기 위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것은 곧 선함과 아름다움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삶이 저절로 멈추는 그 순간까지.

삶의 의미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우리가 남은 시간을 어떻게 채우느냐에 따라 마지막 순간의 한마디가 결정된다.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이 시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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