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의 노래'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서로 알지 못하는 적의가 바다 가득히 팽팽했으나 지금 나에게는 적의만이 있고 함대는 없다.' '다시 내 앞에 펼쳐진 바다는 감당할 수 없는 넓이로 아득했고 나는 한 척의 배도 없었다.' '죽여야 할 것들을 다 죽여서, 세상이 스스로 세상일 수 있게 된 연후에 나는 나 자신의 한없는 무기력 속에서 죽고 싶었다.' '나의 무는 임금이 손댈 수 없는 곳에 건설되어야 마땅할 것이었다 그리고 그 건설은 소멸되기 위한 건설이어야 마땅할 것이었다.' '물러설 자리 없는 자의 편안함이 내 마음에 스며들었다. 사지에서는 본래 살길이 없었다.' '개별적인 죽음을 이해할 수 없었다. 온 바다를 송장이 뒤덮어도, 그 많은 죽음들이 개별적인 죽음을 설명하거나 위로할 수는 없을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