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기록

버진 수어사이드 - 제프리 유제니디스

naduyes 2025. 7. 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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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진 수어사이드
■ 이십여 년 전, 평범한 마을에서 일어난 기묘한 사건   “오늘날 미국 최고의 젊은 소설가”(《뉴요커》)라는 평을 받은 제프리 유제니디스의 첫 장편 소설 『버진 수어사이드』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리즈번가의 십 대 소녀들이 한창 아름다울 나이에, 그것도 다섯 자매가 모두 자살해 버리고 마는 충격적이고 비극적인 결말의 소설을 제프리 유제니디스는 사건 당시인 이십여 년 전과 현재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며 능수능란한 솜씨로 펼쳐 나간다. 유제니디스는
저자
제프리 유제니디스
출판
민음사
출판일
2025.02.07

리즈번가의 불행은 어쩔수 없는 일의 결과인가? 아니면 그저 불행임가?
열세살에 자살을 시도하여 죽은 서실리아. 그리고 이어지는 자매들의 자살. 이는 강압적인 가족의 결과물일수도 있지만(아마도 이게 첫번째) 사회적 타살일수도(사회는 자매를 다른 시선으로 봤으니)

사회에서의 반응은 무관심(진짜 무관심이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해 직접 마주할 용기가 부족했든지). 다가가지도 못하고 그들을 정상으로 마주하지 못한다. 위로조차 하지 못한다. 장례식에도 어떤 말로 위로할지도 모른다. 호기심만 일어나는 반응들. 비난조차 하지 못한다. 그리고 터져버린 풍선.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나오듯이.

부모는 자식을 지키기위해 더 큰 압박을 가한다. 사람과의 단절을 원하고 타인의 시선을 회피한다. 하지만 딸들은 더 어긋나고 타락의 길로 간다.
사회적 무관심과 가족 내의 감시는 생기를 잃게 만든다. 다를게 없는 한 인간일 뿐이고 호기심 많은 십대일 뿐인데도 두 가지 압박은 삶을 바뀌게 만든다.

사건을 직시하지 못하고 곁눈으로 바라볼 때, 위로 받지 못한 사람들과 그 위로를 견제하는 사람들이 만날 때. 더 큰 외로움과 우울감이 가득할 것이란 생각이든다. 고인물도 길을 터 주어야 하듯 인간은 자유로움을 원하기도 한다.

평범함을 원하는 그들. 자유를 원하는 그들. 죽음으로 자유를 얻게 된다.

우리는 소녀로 살 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주는 구속감, 그것이 어떻게 그들의 마 음을 적극적이면서도 몽상적으로 만드는지, 또 서로 어울리는 색깔을 구분해 내는 방법은 어떻게 터득하는지도 알게 되었 다. 리즈번 자매들은 우리의 쌍둥이였고, 똑같은 가죽을 덮어 쓴 동물들처럼 우리와 같이 존재했다. 우리는 그들에 대해 아 무것도 몰랐지만, 그 애들은 우리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었 다. 마침내 우리는 리즈번 자매들이 실은 소녀의 탈을 쓴 여인 들이라는 것, 그들이 사랑도, 심지어 죽음까지도 이해한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할 일은 그저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 한 소란을 피우는 것뿐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61

팸플릿은 서실리아의 죽음이 아닌, 일반적인 자살의 원인데 대해 파고들고 있었다. 131

아둔함은 출복일까? 총명함은 저주일까? 137

리즈번 자매들은 나날이 고립되어 갔다. 늘 자기들끼리 뭉쳐 다닌 탓에 다른 여자애들은 그 애들에게 마을 걸거나 함께 걷기조차 힘들었다. 많은 아이들이 그 애들은 자기들끼리만 있고 싶어 한다고 여기게 되었다. 137

리즈번 자매들의 수다에 놀라서 사내 녀석들은 처음엔 입 도 뻥긋 못 했다. 그들이 그렇게나 말이 많고, 그렇게 다양한 의견을 가지고 있고, 세상 풍경에 그렇게 많은 손가락질을 해 댈 줄 그 누가 알았겠는가? 우리가 그들을 간헐적으로 엿보는 사이에도 그들은 삶을 이어갔고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방향 으로 성장했으며, 철저한 검열을 거친 가족 서가에 있는 책이 란 책은 모조리 다 섭렵했던 것이다 163

우린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을 뿐이야. 사람들이 내버려 두기만 한다면 173

그들이 아는 것은 전부 다른 사람의 경험이 여러 단계에 걸쳐 가공된 것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293
우리 자신에 대한 얘기가 실제 상황을 전혀 알지도 못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 의해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느지 알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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