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초인 - 조지 바나드 쇼
- 저자
- 조지 버나드 쇼
- 출판
- 열린책들
- 출판일
- 2013.02.05
인간의 추악함에 대해?
선과 악의 구별 없음에 대해?
생명력에 대해?
호의를 간청할 필요는 없어요. 우리의 도덕적 판단이라는 게 얼마 나 비현실적인지! 내가 보기에 당신은 양심이 전혀 없는 것 같아요 - 그저 위선뿐이지. 당신은 양심과 위선의 차 이를 깨닫지 못하죠 - 그렇지만 당신에게는 매력적인 면 이 있죠. 어쨌든 난 항상 당신에게 정성을 다하고 있어요.
당신을 잃는다면 틀림없이 그리워하겠지. 58
음악회 하나하나마다 지친 사람들이 줄지어 있는데. 그건 그 들이 정말로 고전 음악을 좋아해서가 아니야,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러는 거지. 음, 천국도 마찬가지야, 많 은 사람들이 영광 속에 거기 앉아 있는데, 그건 그들이 형 복해서가 아니라 천국에 있는 게 그들의 지위라고 여기기 때문이야. 177
당신 어리석군요. 당신은 천국이 지 상과 같다고 생각해요? 지상에서처럼 자기가 저지른 것도 참회하면 안 한 게 되고, 한 말도 취소하면 말하지 않은게 되고, 모두가 동의하면 진실도 거짓으로 폐기시킬 수 있다 고 확신하는 거예요? 천만에요. 천국은 현실을 지배하는 자들의 집이에요. 그래서 내가 그곳으로 가려는 거고. 178
지상은 남자들과 여자들이 서로 남 녀 주인공이니 성인이니 죄인이니 하며 연극을 하는 보육 원이나 마찬가지예요. 그들은 육체 때문에 자기들의 바보 같은 낙원에서 끌어내려졌지. 기아와 추위와 갈증, 노령과 쇠약, 질병 그리고 무엇보다도 죽음이 그들을 육체의 노예 로 만드는 겁니다. 하루 세끼 식사를 하고 소화시켜야 하 죠. 한 세기에 세 번씩 새로운 세대가 생겨나야 하고. 신앙 과 낭만, 그리고 과학의 시대도 결국 모두 〈절 건강한 동 물로 만들어 주세요〉라는 단 한 가지의 기도로 내몰리고 맙니다. 그렇지만 여기서는 육체의 이런 압제에서 도망칠 수 있어요. 왜냐하면 여기서 당신은 전혀 동물이 아니니 까. 당신은 유령이고, 환영이며, 환상이고, 관습이고, 죽지 도 늙지도 않죠. 한마디로 말해, 육체가 없는 거예요. 여기 는 사회적 문제도 없고 정치 문제도, 종교 문제도 없어요.
무엇보다 좋은 건 아마 위생상의 문제도 없다는 사실일 겁 니다. 여기서는 겉모습을 아름다움이라 하고, 정서를 사랑 이라 하며, 감정을 영웅주의라 하고, 소망을 미덕이라 해 요. 지상에서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죠. 179
생명이 스스로를 얼마나 낭비하고 흩뜨리는 지, 또 스스로 얼마나 장애물을 세우고 무지와 맹목 속에 서 자신을 파괴시키는지 생각해 봐요. 생명은 두뇌를 필요 로 해요. 이 불가항력은 무지 속에서 생명이 스스로에게 저항하는 일이 없도록 하니까요. 〈인간이 얼마나 대단한 걸작인가)#라고 시인은 말합니다. 그렇죠. 하지만 동시에 얼마나 실수투성이의 존재이기도 합니까! 여기 이제껏 생 명이 이룬 조직 중 가장 놀랄 만한 기적이고, 존재하는 생 물 중 가장 역동적이며, 모든 유기체 가운데 가장 의식적 인 인간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두뇌는 얼마나 비참한가 요! 그 우둔함은 노력과 가난에서 배운 현실 때문에 야비 하고 잔인해졌습니다. 상상은 이런 현실을 마주하느니 차 라리 굶어 죽기로 작정하고 현실을 감추기 위해 환영을 쌓 아 올리고는 스스로 똑똑하다느니 천재라느니 하지를 않 나! 그러고는 서로 자신의 단점에 대해 다른 사람을 탓함니다. 우둔함은 상상을 바보라 비난하고 상상은 우둔함을 무지라 비난합니다. 그런데, 아, 슬프도다! 우둔함에 온갖 지식이 있고 상상에 온갖 지력이 있거늘. 182-183
인간의 이성이 인간에게 행한 모든 것이 인간을 다른 어떤 야수보다 거 야수적으로 만들거라고 말이오. 183
인간은 지옥에서처럼 천국에서도 온갖 것에 싫중이 나기 마련이라는 거요. 모든 역사는 이 두 극단 사 이에서 진동하는 세계를 기록한 것에 불과하지. 한 시대라 는 것도 시계추의 진동에 지나지 않소. 세계가 언제나 움 직이기 때문에 각 세대는 그들이 진보하고 있다고 착각하 는 거지. 그러나 당신이 내 나이쯤 되어서 나나 사령관님 처럼 천국에 천 곱절이나 싫증이 나고, 또 지금처럼 지옥 에 천 곱절이나 싫증이 나 있으면, 당신도 더 이상 천국에 서 지옥까지의 모든 진동이 해방이며 지옥에서 천국까지 의 모든 진동이 진화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거요. 당신이 지금 개혁이니, 진보니, 상향 욕구의 성취니, 또 인간이 자 신의 시신을 디딤돌 삼아 더 높은 곳으로 계속 올라간다느 니 여기는 것들이 결국 끝없는 환상의 희극에 불과하다는 결 깨닫게 될 거요. 225